술, 주

면천두견주와 찹쌀

산들행 2010. 5. 25. 10:31

  진달래는 예로부터 삼월 삼짇날 시절식으로서 화전을 부쳐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였고, 요통, 천식, 해열 등에 약효가 있어 약용으로도 널리 쓰여 왔다. 특히 진달래로 빚은 두견주는 꽃 특유의 단맛과 향내가 어우러진 체 입안에 감겨들어, 평소 술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 맛 보아도 여운을 남긴다.

 

  당진군의 면천 두견주는 진달래 꽃잎에서 우러나는 담황색의 오묘한 색상과 향취가 좋을 뿐더러 국내 발효주 가운데 가장 높은 도수(18%)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넘어가고, 감칠맛도 그만이다. 두견주를 빚을 때 찹쌀과 누룩에 오직 진달래꽃만을 가미하여 가양주를 빚어온 지역은 면천이 유일하다. 면천두견주에 첨가되는 진달래는 활짝 핀 꽃을 따 내여 서늘한 곳에 말려 보관해 두었다가 술을 빚을 때마다 조금씩 사용한다. 진달래 꽃잎을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술 빛깔이 붉게 되고 쓴맛이 돌며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반면에 적게 넣으면 향기를 느낄 수 없다. 면천사람들은 진달래를 시루떡에 앉히듯이 켜켜로 안쳐 발효시킴으로서 보다 맑고 향기로운 술을 빚어낸다. 또한 면천 두견주는 멥쌀을 사용하지 않고 찹쌀로만 빚는 술이라는 점에서 한층 고급스러운 가향주이다. 찹쌀만 이용하여 빚은 술은 찹쌀 특유의 부드러움이 녹아 소화가 잘 되고 점도도 높아서 술을 빚는 날부터 발효와 숙성, 저장에 이르기까지 10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정성이 담겨있다. 면천 두견주는 발효주의 특성상 장기보존이 어렵다. 반드시 15℃ 이하의 냉장보관을 하고, 되도록 일주일 이내에 마셔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 글 황경순

- 문화재사랑 vol. 66 2010. 05

- pp42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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