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일반

봄나물 산나물 들나물

산들행 2011. 3. 7. 17:55

 

가을에 싹이 나, 겨우내 밭에서 겨울을 나는 풀은 모두 먹을수 있다.

이 풀들은 겨울을 이기고 싱싱하게 살아남은 생명력 만점의 나물들이다.

겨울이라도 눈이 없고 날이 푹 할때는 뜯어 먹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2월 입춘이 들어 땅이 녹기 시작하면 먹기가 더욱 좋다.

땅이 풀리니 냉이 뿌리째 캐어 먹고,

광대나물, 점나도나물은 금세 한 소쿠리

망초순, 씀바귀, 벌금자리, 밭에 이름모를 나물은 데쳐서 무쳐 먹는다.

 

3월은 양지에서 쑥이 자라는 쑥철이다.

어린 쑥을 칼로 도려 날로 먹는다.

그러다 보면 하루가 다르게 자라 나중에는 온 밥상이 쑥 천지가 된다.

쑥밥, 쑥 된장, 쑥 달걀찜, 쑥 지짐, 쑥 미싯가루, 쑥 버무리, 쑥덕쑥떡...

봄 쑥 먹고 아이들도 쑥쑥 자란다.

2월에 이어 3월에도 광대나물, 점나도나물, 냉이, 씀바귀, 벌금자리가 한창이다.

3월에 새로 돋아나는 들나물로 수영, 보리싹, 개망초, 달래, 원추리, 머위등이 있다.

 

봄에 제일 많이 나는 나물은 쑥이다.

논일 밭일하다 냉이랑 달래를 캐고

머윗잎 따고

미나리가 먹고 싶으면 미나리가 자생하는 물가를 찾아가고

돌나물이 먹고 싶으면 돌나물이 사는 곳을 찾아노라면

그곳이 마치 나만 아는 듯 비밀의 정원 같다.

 

모든 음식물은 되도록 그대로 먹는 게 좋다.

우리가 봄 나물이라 하는 풀은 찬 기운에 자라는 나물이다.

그래서 가을에 서리가 올 때 싹이 터 겨울을 나고

이른 봄에 다시 싱싱하게 물이 오르기도 하고,

이른 봄에 새로 돋아나기도 한다.

가을에 돋아난 나물은 늦가을 부터 이른 봄까지 먹을 수 있다.

그러다 늦봄이 되면 꽃대가 올라오며 쇠어 버린다.

 

들판을 쏘다니면 봄 나물 한바구니 얻을수 있다.

원추리, 쑥, 돌나물, 개망초, 씀바귀, 민들레 잎,

봄 보리싹, 냉이, 달래, 벌금자리, 머윗잎, 돌미나리....

 

산으로 가면 산은 늘 무궁무진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나무가 있고, 돌이 있고 화들짝 놀라 달아나는 산짐승도 있다.

거기다 봄에는 곳곳에 나물까지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산을 돌아다니고 산에서 만족을 얻는 만큼

사람과 도시로 끌리는 마음이 줄어든다.

산에 나는 산채류는 입맛을 돋우어 줄 뿐만 아니라

배고플때 끼니를 때워주고

몸이 아플때는 약이 되어 준다.

밭에서 길러 얻은 생명과 산에서 스스로 자란 생명은 인

삼과 산삼만큼 다르다.

홑잎나물(화살나무), 다래순, 가죽나무순, 뽕순, 엄나무 순,

참취, 고사리, 고비 그리고 두릅나무, 옻나무...

많기도 많다.

 

봄에 산나물 하러 다니는 재미가 좋다.

발 닿는대로 산으로 간다.

혼자 다니면 내 발걸음 가는대로 갈 수 있어 좋다.

조선 소나무와 참나무를 만나면 산기운을 느낀다.

취도 꺽어 모으고

다래덩굴을 만나면 다래순도 훑고....

이렇게 두어 시간 쏘다니다가

멍하니 앞산을 보며 산길을 내려온다.

 

 

- 자연달력 제철밥상

- 장영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