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흔적들

추석전날 오서산

산들행 2012. 8. 26. 09:05

 

 2011년 추석 전날!

 태풍이 올라온다 하고 비가 예보되어 있다.

 집안에서 할일을 소일거리 삼아 하다가 자꾸만 밖을 내다 본다.

 흐리지만 조금 맑아진 하늘을 보고 나선다.

 오서산으로...

 비가 부슬거리는지 백일홍은 빗방울을 머금고 있다.

 큰 비가 오면 어쩌나 하고 잠시 걱정도 하지만 그래도 오르기로 한다. 

 

 임도를 따라서 정암사 가까이에 주차를 한다.

 안개가 서려 있는 숲은 왠지 모르게 신비롭다.

그리고 안개속으로 비에 젖은 나무를 본다.

 

 오서산에 오르는 길목에 있는 정암사!

 건물이 한채 새로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요사채로 쓰이던 건물은 철거되어 있다.

 오랜 기간 못 본 사이에 변해 있었다.

 기실 모든 것은 변하고 있었다.

 

 오서산으로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이 설치되고 있었다.

 앞으로 산행은 계단을 걷는 일이 될 것이다.

 산을 찾는 이로 인하여 산이 패이고 몸살을 앓기에 철계단 나무계단을 설치하는 것이다.

 산 계단이 완성되는 날!

 자연스러운 맛은 없겠지만 계단을 걷는 일이 산행의 기본이 될 것이다.

 

 부슬거리던 비는 어느새 그쳐 있었다.

 안개로 가려 있던 산중턱도 안개가 걷혀있었다.

  그리고 천수만으로 흘러가는 물줄기를 보여준다.

 굽이굽이 굽이친 물줄기 따라 농토와 인가가 따라간다.

 굳은 날씨는 어느새 흔히 볼수 없는 조망을 보여준다.

 이것이 오늘의 기쁨이다.

 

 한참을 굽어보았다.

 오서산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쉬었다.

 급히 갈 것이 없으니 여유롭게 이쪽 저쪽을 둘러보면서 산이 주는 조망을 담았다.

 

 오서산 오서정!

 오서정은 사라졌다.

 억새를 위하여 높고 넓은 광장을 조성하여 놓았다.

 그래도 그렇지!

 산 정상에 멋드러진 오서정이 있어야지.......

 아주 웅장하고 크고 멋드러진 정자가 산 정상에 서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고 문화재가 되는 그런 정자를......

 지었다 부셨다 하는 이 냄비 근성이 난 맘에 안 든다.

 다음에 이 광장도 철거하고 다른 것을 만들어 놓을까?

 

 억새에 스며드는 서해의 낙조!

 오서산 791m,,,,,,

 가을 노을이 지는 날 이곳에 올라보고 싶다.

 천수만으로 사라지는 낙조가 얼마나 장관인지 보고싶다.

 

 털두꺼비하늘소는 억새잎에 붙어 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큰멋쟁이나비는 내 앞길을 막아 섰다.

 

 산당귀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등에의 이름은 무엇일까?

 

 오서산에는 제비가 많이 날아다녔다.

 하긴 올해는 유난히도 제비를 많이 본다.

 오서산에도 제비가 무리져 높이 날았다.

 새로 조성된 광장에는 딱새가 무리져 노닐고 있었다.

 멀찍이 앉아 그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한참을 쉬었다.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산에서의 아쉬움으로 한참을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 

 

 곧 억새가 가을색으로 물들으리라....

 겨울이 되어 서해의 찬바람이 불어오면 눈꽃도 피우리라....

 붉은 낙조는 이 산에 걸릴까? 아니면 바다에 내려앉을까?

 이런 저런 상상으로 호기심이 인다.

 

 보름달은 구름속에서나 있었고 새우는 죽어났다.

 새우는 수조에서 우아하게 유영하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살생의 음흉함은 나의 눈길에서나 있었다. 

 

 양식새우는 살아서 삶을 내 보이는데 자연산 새우는 죽어서 죽음을 내 보인다.

 대하동네에 전어는 없었다.

 잦은 강우로 전어는 숨어들었고, 조업을 하지 못한 탓이란다.

 전어철에는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전어를 잘못 구우면 집에 있던 며느리가 나간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그런 전어가 없는 이때에 새우만 죽어난다.

 

 가을이라 오미자도 붉어진다.

 오자라고 있다.

 다섯가지 자지..

 구기자, 오미자, 토사자, 복분자, 사상자

 오자연종환은 좋은 한약이다.

 

 열점박이잎벌레에 잎을 몽땅 바쳤지만 구기자는 다시 삶을 시작한다.

 일년에 두번 꽃을 피운다는 구기자!

 그래서 강하다고 하는 것이다.

 일기자 부터 구기자 까지 다 따내려면 9번을 수확해야 한다.

 그러나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올해!

 일기자부터 사기자는 저절로 땅에 떨어졌다.

 오기자 나와라.... 구기자 기다리신다.

'산행의 흔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화산  (0) 2012.08.26
춘천 삼악산  (0) 2012.08.26
안성 서운산  (0) 2012.08.26
치악산  (0) 2012.08.26
겨울날 남덕유산   (0) 201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