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 이야기

쩌우궈량의 “홍루몽”을 읽고

산들행 2014. 6. 3. 20:40

쩌우궈량의 홍루몽

홍루몽은 서유기, 삼국지연의, 수호전등과 함께 중국의 4대 고전명작중 하나이다. 또한 홍루몽을 읽지 않으면 중국 봉건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중국문화를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고전소설인 홍루몽에 대하여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읽어본 적은 없다. 홍루몽은 120회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직접 읽고 고전 명작의 정수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홍루몽을 읽으면서 소설의 내용을 짐작하고 그 속에 알알이 박혀있는 명언과 철학을 배우고자 하였다. 홍루몽은 한자로 쓰여 있으니 명언을 새로운 사자성어로 배우고, 저자가 풍부하게 집대성한 많은 중국 역사 이야기를 읽고자 하였다.

 

홍루몽은 부귀영화를 누리던 귀족 가문이 몰락해 가는 과정 속에서 중국의 전통문화와 다양한 인간군상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 명작소설이다. '홍루몽의 인문학'인 본 도서는 지적 가치와 실용적 가치를 지닌 명언집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즉 홍루몽에서 100개의 명언을 추려내었고, ‘명언 해석’, ‘명언 이야기’, ‘명언의 역사적 사례3단락으로 구분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홍루몽의 전체적인 흐름과 스토리를 체계적으로 알기보다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명언들을 추려내어 그 쓰임새를 이해할 수 있었다. 홍루몽의 단락을 읽으면서 간결한 명언의 사용 사례를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각 단락의 제목만 봐도 저자는 홍루몽에서 어떤 명언을 설명하고자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지성이면 감천이다라는 일상적 용어를 설명하기 위하여 홍루몽에서 拼着一身剮 敢把皇帝拉下馬(병착일신과 감파황제립하마, 온몸이 찢어져라 필사적으로 노력하면 말 위의 황제도 끌어내린다)라는 명언이 나온 단락을 제시하고, 또 다른 역사적 사례에서 그 쓰임새를 들려주고 있었다. 홍루몽은 한자로 쓰인 도서로서 이것을 저자가 번역하면서 한자의 사자성어를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명언으로 바꾼 곳도 여러 곳 보였다. 그러나 傍人門戶(방인문호)처럼 남에게 얹혀살다라는 문장이 명언이 되는지 의문이 가는 곳도 있었다. 한자로 된 사자성어는 무엇인가 깊은 뜻이 숨어 있는 듯이 보이는데 그것을 한글로 적어놓은 문장은 평이한 곳이 많았다. 명언을 사자성어로 알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것을 평이한 문장으로 풀어놓았으니 명언을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끔 들었다.

 

명언이 나오는 단락을 읽으면서 홍루몽이란 고전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각 단락은 연결되어 있질 않았고, 명언이 나오는 부분만 발취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홍루몽을 통해 인문학적 지식을 얻겠다고 본 도서를 선택한 나에겐 다소 어려운 도서이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면서도 그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명언이다. 명언은 사리에 맞아 널리 알려진 말인데 그 의미를 적재적소에 쓰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래서 명언이 들어있는 문장을 홍루몽이란 고전에서 찾고, 다른 역사적 사례에서도 인용하여 그 쓰임새를 제시하고 있다. 작가가 창작하면서 얻은 영감을 밀도있게 표현하는 것이 명언인데 그 명언을 이용해서 쓴 글들을 거꾸로 찾아놓은 것 같다.

 

도움이 될 만한 상식이든 좋은 문장이든 그것을 메모하는 습관이 나에게 있다. 노트를 세어보니 18권이다. 가끔 그것을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마 저자는 홍루몽과 중국 역사기록 등을 읽으면서 명언을 메모하였고, 그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니 나도 그 동안의 메모 글들을 엮어보면 지나간 날에 대한 사색과 교훈을 재정립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명언이든 좋은 문장이든 메모하는 습관은 지식을 넓히고 인생을 되돌아보게 할 수 있었다.

 

- 홍루몽 인문학, 명언으로 읽는 고전의 줄거움

- 지은이 쩌우궈량/ 옮긴이 장윤철

- 발행처 휘닉스드림

- 초판발행 2013년 3월 16일

- 값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