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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의 상시화와 대주기 진화

산들행 2014. 7. 27. 11:14

사람에게 남녀의 성분업이 없었다면, 성이 상품화 될 수 없다. 그렇지만 인류사회에서 최초의 분업은 성분업이다.

 

약 4 - 5백만년전의 아프리카 원시인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채집과 수렵시대부터도 출산과 육아는 운명적으로 여성의 몫이었다. 출산은 모든 동물의 암컷에게 공통된 숙명이지만, 육아는 인류의 여성(모성)에게만 주어진 또 하나의 숙명이다.

 

보통 동물의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일어서서 스스로 젖을 빤다. 날짐승의 경우에도 어미가 모이를 물어다 먹여 자립시키는 기간이 매우 짧다. 그러나 유독 사람의 새끼는 그 기간이 너무 길다. 태어나서 최소한 똥오줌을 가리는 2 ~ 3년의 수유기간까지는 어미의 보살핌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 새끼에 대한 이런 보살핌은 모성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벅찬 일이라서 부성의 도움이 또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도 육아를 하면서 주거지 근처에서 견과류 등의 열매채집으로 어느 정도의 자급이 가능하겠지만, 그러고도 모자라는 먹이를 위한 동물사냥이나 먹이수집은 육아로부터 자유롭고 체력적으로 힘센 남성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남성의 도움을 항구적으로 붙잡아두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편이 본능적이고 쾌락적인 성교의 상사화라는 것이다.

 

다른 동물들의 암컷은 발정기의 며칠밖에는 성행위를 하지 못한다. 그런데 영장류 가운데서도 오로지 인간의 여성만이 언제나 성행위가 가능하다. 자기가 사냥한 먹이를 가져오고 특히 새끼를 기르는 데 도움을 주는 수컷(남성)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그렇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가족 기원설도 되지만 동시에 남성이 준 물질적·정서적 도움에 대한 대가로 여성이 성을 제공했다는 점에서는 매춘의 기원설이 되기도 한다. 만일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매춘은 인간 존재의 양성 성분업과 동시에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천규석 지음

- 쌀과 민주주의

- 발행처 녹색평론사

- 2004년 7월 20일 제1쇄 발행

- p138 ~ 139

- 값 8,000원

쌀과 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