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반찬으로 구성되는 한국인의 밥상은 고려시대에 그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시대 이전 한민족의 밥상은 각종 음식물을 한 접시 위에 올려 먹는, 아시아 대륙 유목민족의 음식 차림과 같았을 것이다.
밥과 반찬이라는 조합 앞에서는, 한국인의 모든 밥상은 평등하다. 반찬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밥을 먹기 위한 반찬의 배려'라는 밥상의 구성은 부자의 것이나 빈자의 것이나 똑같은 것이다. 이와 같은 밥상의 구성을 두고 한국인은 "임금이나 거지나 하루 세끼 먹는 것은 같다"라는 밥상평등 사상을 만들어 내었다.
조선시대까지 수천 년을 계급사회에서 살아온 한민족이 밥상 앞에서의 평등을 말하였다는 것은 그 계급의 차별이 오히려 극심하였으며 또 계급 간 문화 교류와 신분 이동이 용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할 것이다. 하층의 민중들은 더 높은 계급으로 오르지 못하니 모든 밥상이 밥 한 그릇 먹기 위한 구성이라는데 눈길을 두고 마음이라도 편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런 밥상평등 사상은 역으로 권력자들이 국민의 호감을 사기 위한 전략으로 이용된다. 대통령이 즐기는 음식이 칼국수니 돼지국밥이니 하며 서민의 밥상과 별 다르지 않음을 언론을 통해 흘린다. 우습게도 대한민국의 국민은 음식을 통한 권력자의 이런 이미지 조작에 쉬 넘어간다.
- 한국음식문화박물지 - 황교익 지음 - 펴낸곳 도서출판 따비 - 초판 2쇄 발행 2012년 3월 15일 - p21 ~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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