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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그 기묘한 음식, 국수와 젓가락 문화

냉면, 그 기묘한 음식 [물에 관한 알쓸신잡]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71046632392880&mediaCodeNo=257&OutLnkChk=Y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시인인 백석이 1941년 발표한 시의 일부 구절입니다. 시인이 그토록 반가워했던 이 음식은 무엇이었을까요? 백석 시인이 겨울밤 동치미국과 잘 어울린다고 했던 음식은 바로 냉면입니다. 당시에는 냉면도 국수라고 했기 때문에 글에서는 냉면을 말하고 있지만 시의 제목은 ‘국수’입니다...

삼겹살 데이 유래와 삼겹살과 소주의 찰떡궁합

"3월 3일은 삼겹살 먹는데이" 3월 3일 삼겹살데이를 홍보하는 문구이다. 이 삼겹살데이가 시작된 것은 2003년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파주연천축협에서 양돈농가 소득 증진을 위해 고안해 낸 것이다. 철판 위에서 고소한 기름내를 사방으로 풍기며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삼겹살을 보고 있노라면 소주는 바로 이 음식을 위해 창조된 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삼겹살은 비계가 많이 붙어 있어 몇 점만 먹어도 입가가 번들거리는데, 이때 느끼해진 입안에 털어 넣은 소주 한 잔이 기름기를 싹 내려보내면서 혀에서부터 위까지 이르는 길을 시원하게 행궈준다. 삼겹살 한 점에 소주 한 잔 털어넣고 죽죽 찢은 구운 김치에, 자글자글 끓는 기름속에서 익힌 마늘까지 곁들이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날..

술, 주 2022.03.27

식량자급과 쌀 막걸리 등장

당시 박정희 정부는 5~6년 묵은 정부미(정부가 비축해둔 쌀) 처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학교 급식에 쌀밥을 내게 하거나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하는데 적극 나섰다. 27년만에 혼합식 소주 생산을 허용한 것도 바로 그 같은 논리에서였다. 잉여농산물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은 게 소주뿐이였던 건 아니다. 막걸리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 박정희 정부는 1964년 곡물로 빚은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할 때, 마찬가지로 막걸리 원료도 고구마나 옥수수, 수입 밀 따위로 대체하게 했다. 이런 낯선 재료로 억지스럽게 담근 막걸리들은 전통 쌀 막걸리의 톡 쏘면서도 구수하고 은은한 단맛을 내지 못했다. 단지 시큼텁텁했을 뿐. 더욱이 농산물 가격이나 수급 현황에 따라 어느 해에는 고..

술, 주 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