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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의 매운 맛 캡사이신, 새들의 먹이로 진화

포유류와 조류의 캡사이신 민감도 차이는 고추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애리조나 남부의 야생 고추로 실험했더니 새들은 익은 고추를 먹고 씨앗을 발아 가능한 상태로 배설하지만 설치류는 익은 고추를 건드리지 않았다. 고추를 맛본 적이 없는 설치류는 캡사이신을 만들지 못하는 품종을 먹었지만, 똥 속 씨앗은 부서져 발아할 수 없었다. 따라서 캡사이신은 설치류가 고추를 먹어 씨앗을 망치지 못하도록 하되 씨앗을 퍼드려줄 조류는 쫓지 않는 선택적 퇴치제다. 캡사이신은 고추속(屬)에만 있지만 모든 고추속 종이 매운 것은 아니며 심지어 같은 종 안에서도 매운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이를테면 고추의 재배품종은 전혀 맵지 않은 피망에서 지독하게 매운 청양고추까지 다양하다. 캡사이신 유무를 좌우하는 것은 Pun1이라는 유전자 하나지..

기타 작물 2020.10.01

8그램의 행복, 커피 원두 60알과 베토벤

8그램의 행복 '달빛 소나타', '운명교향곡', '합창교향곡' 같은 명곡을 작곡한 루트비히 반 베토벤 ... 알코올 중독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탓에 어릴 적부터 가장 노릇을 하며 어렵게 살아온 그는 살기 위해서도 음악을 해야 했고,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찾기 위해서도 음악에 열중해야 했다.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작곡을 시작하고 아침식사 때 커피를 마셨다. 음악만큼이나 사랑한 커피였기에 베토벤은 커피를 추출할 때도 작곡을 할 때처럼 신중을 기했다. 커피 한잔에 원두 낱알 60개를 정확히 세어 내린 것. 손님이 왔을 때도 매번 손님 한 사람당 원두 낱알 60알씩 또 일일이 세어서 갈았다. 그 60알의 원두를 갈면 약 8그램 정도의 커피가루가 나오는데 이 8그램은 요즘 커피전문가들이 '가장 좋은 맛을 ..

펌 글 들 2020.09.20

육식과 후추 그리고 고추, 한국요리에 매운 고추가 도입되는 과정

한국에서 육식이 일반화된 14,15세기경부터 후추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같은 매운 맛의 향신료인 고추의 사용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럼 후추 이전에는 어떤 향신료가 쓰였을까? 문헌을 확인해보니 산초, 생강, 자소, 겨자, 여뀌, 미나리 등이 보인다. 일본어에 "벌레가 매운 여뀌를 먹는 것도 제 취향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여뀌가 향신료로 쓰였다니 흥미롭다. 여뀌는 김치에 넣기도 하고 향신료나 조미료로 쓰기도 했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시, 《여뀌꽃에 백로(蓼花白露 요화백로》에 등장할 정도로 일반적인 채소였다. 산초도 흔히 사용되었다. 한자로는 천초(川椒)로 쓰며, 생선요리 특히 추어탕과 같은 민물요리에는 지금도 산초가 쓰인다. 김치에도 산초를 넣은 기록이 있다. 17세기 말경에 간행된 요..

기타 작물 2020.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