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 맥문동 138

빙허각 이씨와 명월관 안순환씨가 추천한 구기자 약주

빙허각 이씨가 1800년경에 쓴《규합총서》에서는 약주로 구기주와 오가피주 두가지를 언급했다. 특히 구기주를 마시면 회춘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빙허각 이씨는 고대 중국의 신선으로 알려진 백산보(伯山甫)의 생질이 구기주를 마시고 390세에도 얼굴빛이 열대여섯 살 소년 같았다고 했다. 또 이 구기주를 마신 한 사신은 100일 만에 흰 머리가 도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서 해가 가도 늙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빙허각 이씨는 약주는 몸을 상하게 하는 술이 아니라, 약 그 자체라고 여겼던 것 같다. 약주는 조선요리옥의 명성에 잘 어울리는 술이었다. 하지만 약주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여름에 쉽게 변질된다는 점이었다. 명월관을 설립했던 안순환은 1923년 1월 1일자..

불도장 요리에 구기자가 들어간다

중국 황제들이 즐겨 먹었다는 고급 요리중에 불도장(佛跳墻)이라는 것이 있다. 만한전석(滿漢全席)에 나온다고 해서 유명한 요리인데, 요즘 한국에서도 고급 중국 레스토랑에 가면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불도장은 원래 18종류의 주재료와 12종류의 보조재료 등 모두 30종류의 음식 재료를 중국 명주인 사오싱주(紹興酒, 소흥주)에 넣고 요리하는 음식이다. 들어가는 재료들도 닭고기, 오리고기, 전복, 오리발, 상어지느러미, 해삼, 말린 조개, 부레, 새우, 구기자, 선인장 열매, 버섯, 죽순 등으로 푸젠성(福建省, 복건성) 푸저우(福州, 복주)의 일품요리이다. 불도장은 문자 그대로 '스님이 담을 뛰어넘어 맛본 요리'로 그 유래가 알려졌다. 당나라 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푸젠성 한 스님이 어느날 담 너머에서 풍..

지붕유설에 나오는 구기자 설화

이수광의 식물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옛날 중국 땅 하서(河西)로 가던 사신이 길에서 한 여인을 만났는데, 나이는 십육칠세 가량이었다. 그 여인은 흰머리가 난 80 ~ 90세 되어 보이는 늙은이를 마구 때리고 있었다. 사신이 묻기를 "너는 어린 여자로서 어찌하여 늙은이를 때리는가?" 이에 그 여인이 대답하기를 "이 아이는 내 셋째 자식인데 약을 먹을 줄을 몰라서 나보다 먼저 머리가 희어졌소." 사신이 여인의 나이를 물었더니 395세라는 것이다. 사신은 말에서 내려 그 여인에게 절한 다음 오래 살고 늙지 않는 약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여인은 구기자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사신이 돌아와서 그 법대로 먹었더니 300년을 살아도 늙지 않았다고 한다. 정월 보름 전 첫째 인일(寅日)에 구기자나무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