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밀보다 더 친숙한 것은 메밀이다. 메밀은 건조한 땅에서 짧은 기간 동안 잘 자라 어디에서든 쉽게 재배할 수 있다. 벼와 재배지가 겹치지 않고 오히려 산간에서 벼의 대체 작물로 기를 수 있으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메밀'은 여러 모로 이상한 이름이다. '메밀'의 '메'는 '찰기가 없어서 메지다'는 뜻이니 '메밀'은 '밀은 밀인데 찰기가 없는 밀'이란 뜻이다. 그러나 밀과 메밀은 전혀 다른 종이다. 밀은 볏과에 속하고, 메밀은 마디풀과에 속한다는 것을 모르더라도 꽃이나 생김을 보면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본디 더 흔히 재배되는 것은 메밀인데 어찌하다 밀의 동생과 같은 이름이 붙은 것이다. '메밀'은 '모밀'이라고도 하는데 메밀 낟알이 모가 나 있어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