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육식이 일반화된 14,15세기경부터 후추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같은 매운 맛의 향신료인 고추의 사용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럼 후추 이전에는 어떤 향신료가 쓰였을까? 문헌을 확인해보니 산초, 생강, 자소, 겨자, 여뀌, 미나리 등이 보인다. 일본어에 "벌레가 매운 여뀌를 먹는 것도 제 취향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여뀌가 향신료로 쓰였다니 흥미롭다. 여뀌는 김치에 넣기도 하고 향신료나 조미료로 쓰기도 했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시, 《여뀌꽃에 백로(蓼花白露 요화백로》에 등장할 정도로 일반적인 채소였다. 산초도 흔히 사용되었다. 한자로는 천초(川椒)로 쓰며, 생선요리 특히 추어탕과 같은 민물요리에는 지금도 산초가 쓰인다. 김치에도 산초를 넣은 기록이 있다. 17세기 말경에 간행된 요..